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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10억이면 서울 아파트 산다" 역풍선효과

막스키 2020. 12. 7. 09:09

대구·전주·창원 등 신축 신고가
서울 구축 아파트와 가격 맞먹어
투자수요 서울로 회귀 움직임

파이낸셜뉴스|김동호|입력2020.12.06 17:34|수정2020.12.06 17:34

 

"지방 아파트 전용면적 59㎡ 가격이 10억원이 넘을 정도니 다시 서울 부동산으로 유동성이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지방 집값이 급등하자 투자 수요가 다시 서울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11·19 전세대책과 함께 내놓은 규제지역 추가로 '역풍선효과'를 우려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현실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가격대라면 지방의 신축 아파트보다 서울의 구축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대구 59㎡도 10억 돌파

6일 부동산 시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에코시티더샵2차 전용면적 117㎡는 지난달 3일 1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실거래가인 지난 7월 17일 7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새 4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오름세는 전주를 비롯해 대구와 창원 등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대구 '범어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6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9월 26일 8억9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새 1억2000만원이 넘게 오른 셈이다.

창원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면적 119.24㎡는 11월 25일 14억5000만원에 매매돼 6개월만에 4억원 이상 올랐다.

창원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달 서울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이들이 집값을 끌어올린 거 같다"며 "메트로시티2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101㎡가 두 달 전만 해도 6억원 초반이었는데, 최근에는 호가가 8억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 지방 찍고 다시 서울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오히려 서울 집값이 저평가"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방 집값에서 조금만 보태면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전용면적 59㎡는 11월 9일 11억원에 거래됐다. 대구 범어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같은 평형이지만 가격은 단 8000만원 차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전용면적 84㎡는 11월 21일 10억3000만원에 매매되며 10월 10억원에 거래됐던 신고가를 다시 갱신했다. 현재 매물의 호가는 11억원까지 올라와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두산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10억원을 찍었지만 여전히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근 구축 아파트들까지 7억~9억원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로 투자 수요가 회귀하는 분위기는 강남에서도 관측된다. KB부동산 주간 매매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00.4로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넘은 건 8월 31일 이후 석달 만이다.

연한이 40년을 넘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1차 아파트 전용면적 101㎡는 11월 7일 2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서초동 서초푸르지오써밋 전용 104㎡는 지난 8월 23억원에 거래됐지만 석달이 지난 11월 17일 2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4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높긴 하지만 수도권 신축 가격이 이미 1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수요자들이 비슷한 가격대의 서울 구축 아파트 매매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며 "전월세 상승세가 단기간 내에 끝날 일이 아니다 보니 매매가를 계속 자극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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